시인의 길에서 작은 도서관까지
삶을 이야기로 엮어가는 여정
안녕하세요.
저는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글을 쓰고, 아이들과 함께 웃고, 책 속에서 삶을 되새기며, 작은 도서관을 지켜온 시간 속에서 저는 ‘시인’이라는 이름을 조금씩 채워왔습니다. 이 글은 그 여정의 기록입니다.
백일장에 참가했던 날이 생각납니다. 그날은 단순히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제 안의 세계를 처음으로 세상에 꺼내 보인 날이었습니다. 그날의 수상은 제게 ‘시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안겨주었고, 동시에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습니다. 글을 통해 저를 표현하고,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경험은 깊은 울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울림을 아이들한테도 전해주고자 ‘아동문학’이라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아동문학을 전공하면서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아이들은 단순하고 순수한 언어로 삶을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는 놀라운 깊이와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의 상상력은 경이롭고, 그들의 질문은 때로 어른보다 더 본질적이었습니다. 저는 그 세계에 매료되었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학원을 운영하게 된 것도 그런 마음에서였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며 성장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었고, 저는 그 이야기를 끌어내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때로는 수줍은 한 줄의 글이, 때로는 엉뚱한 상상이, 때로는 눈물 섞인 고백이 글이 되어 나왔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배움이었고, 감동이었습니다.
그렇게 쌓인 시간 속에서 첫 동시집 『웃음 도미노 게임』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웃음의 순간들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며 시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시집 『방귀 뀌는 해적선』은 아이들의 유쾌한 상상과 장난기 가득한 세계를 담아낸 작품으로, 시를 통해 웃음과 자유와 삶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디카시집 『너울더울』은 사진과 시를 엮어 일상의 찰나를 기록한 실험적인 시도였습니다. 짧은 문장 속에 담긴 감정과 풍경은 또 다른 방식으로 저를 치유하고, 가족을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2015년 5월 3일, 드디어 제 꿈을 이루어줄 작은 도서관을 열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한 공간. 책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 도서관은 단순한 책의 집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이 교차하는 장소입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때로는 조용히 앉아 사색에 잠깁니다. 어른들은 그 곁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때로는 함께 웃고, 함께 고민합니다. 도서관은 저에게 또 하나의 시집이자, 살아 있는 이야기의 집입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도서관을 운영하며 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책을 통해 위로받는 사람, 글을 통해 자신을 찾는 사람, 조용히 책장을 넘기며 삶을 되돌아보는 사람들. 그들과의 만남은 저를 더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도서관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저의 삶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백일장에서 시작된 작은 울림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시인이 되고, 아동문학을 전공하고, 학원을 운영하며 책을 쓰고, 도서관을 지켜온 시간들. 그리고 『웃음 도미노 게임』, 『방귀 뀌는 해적선』, 『너울더울』을 통해 시의 영역을 넓혀온 여정. 그 모든 순간은 결국 ‘사람’과 ‘이야기’를 향한 애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불빛 하나를 켜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곧 출간될 시와 사진집 『어느 날 어느 하루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이야기를 품고 살아가는 시인으로서,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바라고 소망합니다.